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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애인 중심 구조의 사회, 그리고 장애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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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1-02 13:32 조회3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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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준비됐나요?” 연재를 시작하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01-02 11:26:09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서울여자인 나는 아직도 차멀미라는 것을 한다. 그러한 까닭에 중장거리의 이동은 물론, 거의 대부분의 이동수단으로는 정해진 시간에 빠르게 목적지까지 도착한다는 장점 외에 원할 때는 잠시 중간 경유지에 내려 자유롭게 쉬어갈 수도 있는 지하철을 애용하는 편이다.

며칠 전의 일이다. 여느 때처럼 외출 길에 나서기 위해 지하철 승강장으로의 걸음을 재촉하던 중, 승강장에 진입하기 전에 만나는 한 상가에서 “오~” 짧은 감탄과 함께 나의 지갑을 열게 한 물건이 있었다. 그건 바로 장갑.

그 즉시 만 원짜리 한 장에 천 원짜리 몇 장을 더 얹어 구입한 장갑 세 켤레는 착한 가격은 물론 모양과 색감, 그리고 포근함까지. 무엇 하나 빠질 것이 없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나를 감탄하게 한 것은 바로 손바닥 부분을 덮고 있는 미끄럼방지 도트였다. 아마 증가하는 노인 인구에 대비해 겨울철 발생할 수 있는 사고들에 착안하여 만들어진 제품인 듯싶다.

추운 겨울철, 장갑을 착용한 손으로 무언가를 지탱하다 보면 그 미끄러움이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나 역시 4년 전 처음 만난 뇌병변장애를 가진 어린 친구이자, 지금은 함께 협업하는 동료 강사인 짝꿍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니 말이다.

그러한 불편과 위험이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추운 겨울철마다 늘 얼어 있는 차디찬 안전바를 맨손으로 의지하며 계단을 오르내리는 짝꿍에게 장갑을 들이밀며 다그치기를 3년이 지난 어느 날에야 듣게 된 말에, 이 세 켤레의 장갑이 올 겨울도 짝꿍을 안전으로부터 보호 하는 물건이 되기를 바라며 넣어두고 있노라니 자연스레 짝꿍을 처음 만난 그 때가 떠오른다.

4년 전 딱 이맘 때. 처음 내 앞에 나타난 그는 상․하의는 물론 신발과, 심지어 등에 메고 있는 커다란 백팩까지. 모두 올블랙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그 후, 친분을 쌓아가며 함께 봄을 지나고 여름을 지나도 좀체 밝은 색감이나 가벼운 차림의 옷을 입지 않던 그에게 조금 밝고 부드러운 색감의 옷들을 입으면 안되냐며 채근 아닌 채근을 하다 듣게 된 뜻밖의 자백(?)은 신체적인 특성 상 언제 넘어지고 자빠지며 뒹굴게 될지 몰라 밝은 색감이나 살이 드러나는 가벼운 옷차림을 하지 못한다는 것.

그제서야 여기 저기 까지고 긁힌 상처들에, 머릿속까지 꿰맨 흉터자국을 발견하고는 “차라리 휠체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편하지 않겠냐”는 나의 물음에, 되려 “걸을 수 있는데 왜요?”라고 반문하며 자기의 주장을 굽히지 않던 그를 온전히 이해하기까지는 참으로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먹고 싶은 것을 먹을 권리, 먹고 싶지 않은 것을 먹지 않을 권리, 가고 싶은 곳을 갈 권리, 가고 싶지 않은 곳을 가지 않을 권리. 그래서 내 짝꿍이 넘어지고 뒹굴며 다칠지언정 보장구를 선택하지 않을 권리 또한 결코 부당한 것이 아님을, 비장애인들은 생각조차 해 볼 필요 없이 당연시 여기며 누리고 살아온 모든 것들이 장애인 당사자들에게는 힘겹게 외치고 투쟁해서 얻어진 ‘자기결정권’임을 알게 되기까지 말이다.

인권, 그 중에서도 장애 인권을 공부하고 장애인권강사라는 직함으로 이곳저곳을 누비며 인권의 올바른 가치를 알리고 나누는 일에 힘쓰다 보면 문득문득 나의 뇌리를 스쳐가는 생각들이 있다.

아직까지도 우리가 사는 사회 곳곳은 비장애인 중심의 구조로 만들어지고 이루어진 탓에 때로는, 어디서는, 누구에게는 ‘특권’이라 보여 지는 것이 바로 비장애인이라는 명제이지만 비장애인으로써의 삶을 살았다고, 또 살고 있다고 해서 특권이라 불리울만큼 순탄하고 즐거운 삶만은 아니었다는 것.

나 역시 때로는 온전치 못한 나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슬퍼하고, 애통해하며 죽음과 맞바꾸고 싶었던 만큼의 고통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이 모든 과정 역시 내가 살아있기에, 살아 내고 있기에 주어지는 나의 권리였으리라.

사회 전반적으로도, 또 개인적으로도 무척이나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18년이 지났다. 또한 다시 내 앞에 주어진 2019년 역시 예측 못할 고통이나 힘듦으로, 기쁨과 즐거움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가 되겠지만 힘껏 넘어질 준비, 비 맞을 준비를 하며, 또 때로는 넘어지기도 비를 맞기도 하며 오늘을 살아낼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존중받는 인권의 올바른 가치를 전하는 인권강사로써 내가 가게 될 곳곳에서, 또 2019년 새로 얻게 된 칼럼니스트라는 직함으로 이곳 에이블뉴스에서 올바른 우리 모두의 권리를 함께 나누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여러분,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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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옥제 (jlf0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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